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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방 ( 2 )/감동글

안중근 의사의 모친 편지

by 청 산 (靑山) 2023. 1. 14.

1910년 일제에 의해 사형이 언도되자, 안중근은 항소를 포기했다. 
호생오사好生惡死는 인지상정이건만. 살아있는 존재들이 본능적으로 잡고 싶어 하는 생명에 대한 본성을 저버리고 대의를 택한 데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사형언도 소식을 들은 조마리아는 아들 정근과 공근 형제 편에 간결하면서도 단호한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전언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 안타깝게도 그 진짜 편지는 남아 있지 않다)

안중근 의사와 모친 조마리아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만약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 즉, 딴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를 위해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너의 수의壽衣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사랑하는 자식이 살기를 그 누구보다도 더 간절히 바랐을 어머니 조마리아.
대의를 위해 죽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듯한 인상을 두지 말고 죽어라.
그렇게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라고 이야기하는 이 강한 어머니.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었다.
아들을 사랑했기에 그 아들이 사랑한 조국을 위해 살아가려는 확신이 있지 않았을까?
모친의 전언을 받은 안중근 장군의 심경은 어떠하였을지 태연하고 순결했던 순국 모습에서 우리는 짐작해 볼 수 있으리라. 이와 관련하여 1910년 2월 30일 자 <대한매일신보>에는 ‘놀라운 부인 是母是子’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여기서 ‘시모시자是母是子’란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란 의미로서, 본 기사에는 “안중근이 한 일은 우리가 이미 놀라고 있지만 그 어머니의 사람됨도 한국에 드문 인물이라고 하였다더라.”라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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