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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방 ( 1 )/청산의 이야기

내 고향(古鄕)이 변한다

by 청 산 (靑山) 2019. 4. 13.

내 고향(古鄕)이 변한다

며칠전 고향 집에를 다녀왔다
내가 시골에 살던 7.80년대에는 시골에서는 요즘처럼 좋은 집은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그 당시에는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어려웠다. 흔히 말하는 보리고개 시절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대궐 같은 집들이 즐비하다. 내가 살던 시골집 고향도 예외는 아니다.

내가 살던 고향은 마을 뒤편으로 남한강이 흐르고 그 주변에는 천년 고목들이 즐비하다. 그야말로 산자수명한 곳이다.
며칠 전 고향 집에를 다녀왔다. 지금은 이른바 동네 토박이라는 주민들은 몇 가구 안 된다. 
내가 고향마을에 살 때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내든 이웃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들 고향을 떠났거나 연로하신 분들은 세상을 떠나신 분들이 많다. 마을 골목을 지나치다 보면 거의 모두가 낯선 사람들이다. 마을 전체를 돌아보니 그 예전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분위기는 사라진 지 오래된듯하다.

마을 주변에 일부 산이 없어지고 농경지가 없어지고 대신 호화 주택이라 할 만큼 고급주택들이 들어섰다.
바글대는 도심을 벗어나 공기 좋은 시골에서 텃밭을 가꾸며 살겠다는 외지인이 지은 이른바  전원주택이다.
그런데 조금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 부지규모나 건축면에서 투기성을 쉽게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고향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주는 안 하고 집 만지여 놓고 가끔 다녀 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실제 거주 목적으로 집을 지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변에 고래 등 같은 집이 몇 채 눈에 띄어서 물어보니 집을 짓고 얼마 안 가 바로 매물로 나왔다고 귀띔을 한다.
가격을 물어보니 10억 원이라고 한다.
30여 년 전 내가 마을에 거주할 때만 해도 평당 몇만 원에 불과하던 땅값이 지금은 백만 원을 호가한다.
이렇듯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원인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형성된 면도 있지만 외지인들의 투기도 한몫을 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우선 한 마을에서도 강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위치의 땅값은 그렇지 못한 땅값의 몇 배를 초과한다.
그곳 주인들 역시 하나 같이 외지인들이다.
이렇듯 외진 시골에도 이제는 집값이 억 소리가 나오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데 한결같이 외지인들이 지은 집을 보면 주변 토박이 사람들 집과는 외관 면에서 엄청난 대조를 이룬다.
주변에 외지인들이 지은 집을 보면 고급자재를 쓰지 않고도 설계가 신 근대적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마을 토박이들이 지은 집과 외지인들이 지은 비슷한 규모의 건축비를 계량해 보니 
비슷한 집도 있고 외지인들이 오히려 더 저렴하게 지은 집도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외지인들의 집이 외관상 몇 배 더 고급스럽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바로 건축미가 뛰어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렇듯 집이란 창호 하 나 자재 한 조각을 어떻게 설계를 하느냐에 따라 건축미가 달라진다.
물론 보는 이의 취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공간에 아름다운 집을 많이 수집해 올려 방문하시는 분 중 혹, 집을 지을 계획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부분적으로 설계에 접목할 수 있게 하려고 아름다운 집의 카테고리를 추가해 보았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설이 있듯이 내가 고향을 떠난 지가 30년이 지난 
지금의 고향을 보니 정말 세월을 실감하게 한다.
물론 고향 마을의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보존되었으면 좋겠지만 
이것은 나만의 희망 사항에 불과한 생각일 것이다.

어차피 옛 정취를 잃어버린 보습으로 변할 거면........ 이제 내가 살던 고향 사람들의 집도 예전의 모습에서 탈피해 현대식 건축물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 아름다운 모습의 내 고향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靑   山   靑山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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